《범이의 수다》
잡혀도 또 왔다
CCTV가 출석부가 된 무인매장
잡혔는데 왜 또 왔을까요?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이 아이에게 ‘다시 해도 된다’는 허가증이 된 것은 아닐까요?
이번에도 무인매장 절도 소식이 들렸습니다. CCTV가 찍고, 사장님이 신고하고,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또 반복됩니다.
※ 아래 대화와 장면은 실제 보도에서 문제의식을 가져와 재구성한 가상 풍자 상황극입니다. 특정 미성년자나 실제 사건 당사자를 묘사하지 않습니다.
범이
어? 이 가게 또 털렸대! 그런데 CCTV 속 얼굴이 왜 이렇게 낯이 익지?
웅녀
뉴스는 새로 나왔는데 내용은 재방송 같네.
1. CCTV가 출석부가 된 날
범이
이 정도면 단골 도장을 찍어줘야 되는 것 아니야? 열 번 오면 경찰서까지 무료배송!
웅녀
피해를 입은 사장님에게는 개그가 아니라 생계 문제야.
무인매장이라고 사장님도 무인으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알람이 울리면 한밤중에도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잠옷 차림으로 가게에 달려갑니다. 없어진 물건값뿐 아니라 망가진 기계, 영업 중단, 불안까지 혼자 떠안습니다.
작은 피해라도 반복되면 가게는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장님뿐 아니라 가까운 가게를 이용하던 동네 주민도 함께 불편해집니다.
2. “애가 아직 어려서요”는 끝말이 아닙니다
범이
“애가 어려서 그랬어요”라면 사과도 성인이 된 다음에 하는 거야?
웅녀
아이 편을 들어주는 것과 아이의 잘못을 대신 숨겨주는 것은 달라.
부모의 책임은 아이 대신 변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손해를 갚고, 아이가 자신의 행동 때문에 누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배우도록 곁에 서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리다는 사실은 책임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리기 때문에 지금 가르쳐야 합니다. 잘못을 덮어주는 순간 아이는 “다시 해도 누군가 해결해준다”는 더 위험한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처벌하지 않는 것과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것은 다릅니다
마르의 쉬운 법률 정리
범행 당시 14세가 되지 않은 아이는 어른과 같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나이 이상의 아이는 소년부에서 상담·보호관찰·사회봉사·소년원 송치 등 다시 범행하지 않도록 돕고 통제하는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은 “아무 일도 없던 것으로 해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이를 사회에서 영원히 밀어내지 않으면서도, 잘못을 멈추게 하고 책임을 배우게 하는 조치입니다.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부모 등 보호자에게 민사상 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건에서 자동으로 같은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며, 아이의 나이와 판단능력, 보호자의 감독의무 등을 구체적으로 따집니다.
마르
보호는 책임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책임지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입니다.
4. 범이의 수다가 묻습니다
이 문제는 아이의 나이만 낮추면 해결될까요?
초범과 상습범을 다르게 다루고, 첫 사건부터 빠르게 개입하며, 피해자 보호와 배상, 부모 교육, 시설 이후의 사후관리까지 함께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법은 아이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형사처벌과 다른 길을 마련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보호장치가 “상대가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갑질 면허증으로 쓰여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잘못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하고, 어른의 책임은 어른이 져야 합니다. 피해자에게만 이해하고 기다리라고 요구하는 제도는 보호가 아니라 책임 미루기가 될 수 있습니다.
❓ 범이의 CCTV 출석시험
범행 당시 14세가 되지 않은 아이는 아무런 조치도 받을 수 없다?
① O, 아무 조치도 할 수 없다
② X, 형사처벌과 별도로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③ 부모가 반드시 대신 형사처벌을 받는다
④ CCTV가 처분을 결정한다
정답은 ②입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말과 아무 조치도 받지 않는다는 말은 다릅니다. 소년부는 아이의 상황과 재범 위험 등을 살펴 보호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한 줄
아이를 감싸는 것과
잘못을 감추는 것은 다릅니다.
여러분은 반복되는 촉법소년 범죄에 어떤 대책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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