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은 음식점과 소비자, 라이더를 연결합니다.
그런데 음식점은 비용 부담을 말하고, 라이더는 낮은 배달단가를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그 사이의 비용은 어떻게 나뉘고 있을까요?
조선 장터. 국밥집 골목 한켠에 커다란 깃발을 든 사내가 서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배달 중개상’이라 부르는 자였습니다. 장터의 모든 배달을 연결해준다며 자리를 넓혀가고 있었습니다.
범이는 그 앞을 지나다 걸음을 멈췄습니다.
범이
어이, 자네. 궁금한 게 있는디.
배달 중개상
말씀하시지요.
첫 번째 질문 — 가격은 왜 똑같이 하라는 겨
국밥집 사장이 두 장터에서 국밥을 팔고 있었습니다. 큰 중개상 장터에서는 여러 비용이 들었고, 작은 장터에서는 비용이 덜 들었습니다.
국밥집 사장
저짝 장터는 돈이 덜 드니께, 거긴 좀 싸게 팔아야겄네.
배달 중개상
그건 곤란합니다. 저희보다 싸게 팔면 안 됩니다.
범이
왜유?
중개상은 형평이니 신뢰니 하며 논리를 폈습니다. 범이는 가만히 듣다가 다시 물었습니다.
범이
자네가 받는 돈하고 저쪽에서 받는 돈은 다른디, 국밥값은 왜 똑같이 하라는 겨?
중개상은 다시 설명을 이어가려 했습니다. 범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장터 두 곳을 번갈아 바라봤습니다.
두 번째 질문 — 서비스가 좋아서 식고 있는 겨
범이가 다시 물었습니다.
범이
그럼 가게에서 받는 수수료에 위쪽 한도를 정하면 안 되는 겨?
배달 중개상
수수료를 낮추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범이
서비스 품질, 중요허지.
범이가 국밥집 한쪽을 바라봤습니다. 배차를 기다리며 식어가는 포장 음식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습니다.
범이
근디 저 국밥들은 서비스가 너무 좋아서 식고 있는 겨?
평일 한낮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배달이 좀처럼 잡히지 않았습니다. 포장을 마친 국밥은 하나둘 식어갔습니다.
국밥집 사장
손님이 기다리는디, 배달할 사람이 안 오면 내가 직접 갖다주면 안 되겠소?
배달 중개상
손님 개인정보 때문에 어렵습니다.
범이가 식어가는 국밥과 중개상을 번갈아 바라봤습니다.
범이
개인정보는 지켜야지. 근디 손님이 시킨 국밥 갖다주는 데 필요한 정보까지 못 쓰면, 저 국밥은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겨?
세 번째 질문 — 누구 돈이 물가를 올리는 겨
범이
배달하는 사람한테 너무 적게 주지 못하게 최소 배달단가를 정하면 어떨까?
배달 중개상
배달단가가 오르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물가에도 영향을 줍니다.
범이가 잠시 생각했습니다.
범이
가게에서 받는 돈은 그대로 두고 배달하는 사람 돈만 올리면 그렇겄지. 근디 가게에서 받는 걸 좀 줄여서 배달하는 사람한테 더 주면, 계산이 달라지는 거 아녀?
중개상은 비용과 운영 구조를 설명하려 했습니다. 범이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마디 더 물었습니다.
범이
라이더한테 더 주는 돈은 물가를 올리는 돈이고, 플랫폼에서 가져가는 돈은 물가하고 상관없는 겨?
중간에서 가져가는 몫
음식점이 중개상에게 내는 비용은 중개수수료뿐만이 아닙니다. 결제 비용, 배달 관련 비용, 광고비까지 여러 항목이 얹힙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는 특정 구조의 주문을 기준으로 여러 비용을 합쳤을 때 음식점 부담이 약 30% 수준으로 계산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모든 가게, 모든 주문이 다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비용이 줄면 음식점에 여유가 생깁니다. 그 여유가 음식값을 낮추는 데 쓰일지, 재료를 더 좋게 쓰는 데 쓰일지, 사장님 몫으로 남을지는 가게마다 다를 겁니다. 다만 여유가 생길 가능성은 분명 있습니다.
물론 중개상이 하는 일도 있습니다. 연결, 결제, 배차, 고객센터, 분쟁 처리, 서버 운영까지. 아무 일도 안 하고 돈만 가져가는 건 아닙니다.
범이
연결해주는 값은 받아야지.
웅녀
그럼 뭐가 문제야?
범이
가게도 많이 낸다 하고, 라이더는 적게 받는다 하는디, 그 사이 돈이 어떻게 나뉘는지가 궁금헌 거지.
❓ 이런 방법은 어떨까?
수수료에는 상한
배달단가에는 최저선
배달비는 이용자가 부담
범이가 정답이라고 우기지는 않았습니다.
범이
중개수수료에 위쪽 한도 하나 정하고, 배달하는 사람 돈에는 너무 낮아지지 않게 아래쪽 선 하나 정하고, 배달을 시킨 사람은 그 서비스값을 지 손으로 내면… 계산이 좀 투명해지지 않겄어?
웅녀가 팔짱을 꼈습니다.
웅녀
괜찮은 생각인데, 그것도 따져봐야 할 게 많겠지.
범이
그러니께 이건 그냥 이런 방법은 어뗘, 하는 거지 정답은 아녀.
범이가 중개상 쪽을 다시 바라봤습니다. 여전히 논리 정연한 얼굴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범이가 묻습니다
“연결해주는 값은 받아야지. 근디 가게도 많이 낸다 하고, 배달하는 사람은 적게 받는다 하면… 중간 계산서를 한번 펼쳐봐야 하는 거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