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나라 수사대 벽에는 실적판이 걸려 있습니다. 사건 하나가 끝날 때마다 숫자가 하나씩 올라갑니다.
어느 날 같은 다람쥐가 도토리 창고를 여러 번 털어간 사건이 들어왔습니다. 두더지 수사관이 묻습니다.
두더지
대장님, 이거 한 사건 아닙니까?
까치 대장
한 번이면 한 건이고,
여러 번이면 여러 건 아닌가?
도장이 연달아 찍히고 실적판 숫자는 빠르게 올라갑니다. 늙은 부엉이가 조용히 묻습니다.
“사건 숫자가 늘어난 겨,
해결한 사건이 늘어난 겨?”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장부
수사대 지하에는 주민의 주소와 수레, 과거 조사 기록 등이 담긴 비밀장부가 있습니다.
모두가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 돈주머니를 내밉니다. 장부에는 가격표가 없었지만, 누군가의 머릿속에는 이미 가격이 생긴 듯합니다.
끝낸 사건과 제대로 끝낸 사건
아직 더 살펴봐야 할 사건도 있습니다. 그러나 밀린 사건 더미와 실적판을 번갈아 보던 대장은 결국 종결 도장을 찍습니다.
또 종결, 또 종결. 앞쪽에는 포상장과 황금 삽이 쌓이고, 뒤쪽에는 설명되지 않은 그림자가 하나씩 남습니다.
“끝낸 사건이 많은 겨,
제대로 끝난 사건이 많은 겨?”
더 큰 삽이 주어졌습니다
어느 날 왕궁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건 수사를 이 수사대에 맡기겠다는 소식이 옵니다. 모두가 박수를 칩니다.
하지만 부엉이는 커다란 황금 삽보다 방 한쪽의 아무도 앉지 않은 의자를 바라봅니다.
누군가
저 의자는 누구 자리요?
부엉이
처음 판단이 틀렸을 때,
다시 볼 사람 자리요.
작은 구멍도 오래 막지 않으면 어느 순간 누군가는 그것을 원래 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치안의 신뢰도 비슷합니다. 피해를 제대로 확인해 줄 것, 맡긴 정보를 함부로 쓰지 않을 것, 처음 판단이 틀렸다면 다시 확인하는 사람이 있을 것. 결국 그 믿음이 핵심입니다.
큰 삽을 쥐여줬으면,
어디를 파는지도 누군가는 봐야 되는 거 아닌 겨?
치안은 실적이 아니라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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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최근 보도된 경찰 수사와 내부통제 논란에서 착안한 우화형 풍자입니다. 특정 사건 하나를 그대로 재현한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