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다 남의 집 부쉈다… 소방관 개인이 물어줘야 하나?
관리자 · 2026.09.03 07:06 · 조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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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이의 수다》
사람 살리다 담장 부쉈는디, 소방관이 물어줘야 하는 겨?
불이 난 집 안에 사람이 갇혔다.
정문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옆집 담장을 부수면 사람에게 더 빨리 갈 수 있다.
그 짧은 순간, 현장에 있는 사람은 무엇을 먼저 선택해야 할까?
불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람은 안에 갇혀 있고
정면으로 들어갈 길은 막혔다.
그런데 옆집 담장을 부수면
사람에게 갈 수 있다.
멸화군은 담장을 부쉈다.
그리고 사람을 살렸다.
범이
“불길은 기다려주지도 않는디,
거기서 몇 초 만에 골라야 했잖여.”
사람은 살았다.
그런데 담장은 무너졌다.
집주인
“사람 살린 건 백번 잘한 일인디……
내 담장은 누가 다시 쌓아주는 거요?”
범이
“사람은 살렸는디……
담장은 죽었네.”
멸화군
“저도 그 자리에서는
사람 살릴 생각밖에 없었는디요…….”
범이
“훈련은 해도 사람이
어찌 맨날 정답만 고르겄어?”
다음 날 관청.
안전한 곳에서 지도를 펴보니
다른 길도 보인다.
범이
“불길이 저 양반들
지도 펴는 동안 기다려줬대?”
도둑을 쫓던 포졸이
장독을 하나 깼다.
범이
“장독 하나 깼다고 월급에서 까면,
다음부턴 도둑보다
장독부터 살피겄네.”
그렇다고 피해 본 사람보고
참으라고 할 수도 없다.
공적인 일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면
그 부담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도
나라가 고민해야 한다.
현대 법에서는
둘을 구분해서 본다.
적법한 구조활동으로
불가피한 재산 손실이 생겼다면
손실보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행위로
손해가 생겼다면
국가배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럼 국가의 역할은 뭘까?
피해 시민도 보호하고,
사람 살리러 뛰어든 현장 사람도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
누가 이기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 본 사람은 제대로 보상받고,
사람 살리러 뛰어든 사람은
현장 판단 하나 때문에
자기 집 팔 걱정은 안 하게 해야 하지 않겄어?
사람을 살린 것과 재산 피해가 생긴 것은 동시에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소방관이 잘했느냐, 집주인이 참아야 하느냐”로만 보면 답이 꼬입니다.
집주인은 실제 재산 피해를 본 사람이고, 현장 공무원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몇 초 안에 판단해야 했던 사람입니다.
현대 법에서는 적법한 공무수행 과정에서 특별한 재산상 손실이 생긴 경우에는
손실보상의 문제가 될 수 있고,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행위 때문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국가배상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 더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용어 자체보다
긴급한 현장 판단에서 생기는 위험을 누구에게 부담시킬 것인가입니다.
헌법도 국가가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무를 두고 있습니다.
사람을 구하려 적극적으로 움직인 사람이 나중의 결과만 보고 개인적으로 모든 위험을 떠안게 된다면,
다음 현장에서는 사람보다 담장과 장독부터 살피게 될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구조를 위해 피해를 입은 시민에게
“사람 살렸으니 그냥 참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답은 아닐 겁니다.
피해 시민은 제대로 보상받고,
현장 공무원은 합리적인 긴급 판단 때문에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것.
그 둘을 함께 보호하는 구조까지 만드는 것이 국가의 역할 아닐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